세상 이야기
2월의 마지막 날 저녁에 지인한테 전화가 왔다. 3월 1일 눈이 온다는데 철원에 사진촬영 가자는 전화였다. 어쩌면 올 겨울 마지막 눈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전화를 끊고 장비를 챙기고, 배터리 점검도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에 눈을 떠 밖을 내다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비가 주룩주룩 오고 있었다. 순간 “휴~”하고 한 숨이 나왔다. 그리고 바로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가 오는데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그런데 오히려 아주 밝은 목소리로 “서울에 비가 와야 철원에 눈이 옵니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약간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출발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빗줄기는 굵어지고 있었다.
동부간선도로를 거의 벗어날 즈음에는 거의 폭우 수준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안되겠다 싶어 차를 도로가에 세우고 다시 전화를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지인이 지금 철원에 도착했는데 거의 폭설 수준으로 눈이 왔다고 한다. 나는 전화를 끊고 안도의 한 숨을 한 번 내쉬고 철원으로 차를 몰았다. 그리고 한 시간쯤 내비에서 강원도에 들어왔다는 안내멘트를 듣고 약 1분쯤 지났을까, 내 눈을 의심했다. 줄기차게 내리던 비는 온데간데없고 눈이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폭설에 가까운 눈이 펄펄 내리고 있었다.
기쁨도 잠시 이제는 약속장소까지 가는 것이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특히 초행길이라 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비를 확인하니 목적지까지는 거리상으로는 8km, 시간상으로는 8분여 정도가 남았다. 그래서 최대한 안전하게 운전을 해 목적지인 제2땅굴 초소 앞에 도착을 했다.
잠시 신분증 확인 후 출입증을 받고 철원DMZ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초소를 통과해 들어가 앞을 보니 저 멀리 지인의 차가 보였다. 이제부터는 승용차는 세워두고 RV차를 이용해야 고생을 안 한다. 사실 고생보다도 함께 다니는 것이 더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승용차는 안전 한 곳에 주차하고 지인의 차에다가 장비를 전부 옮기고 드디어 철원의 춘설경(春雪景)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내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왔다. “오~ 마이갓~ 구~웃” 설경의 아름다움을 만끽 시켜주는 모습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마치 어린아이가 자기가 원하던 장난감을 선물 받았을 때의 기분과도 같았다.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에서 발견된 제2땅굴은 한국군 초병이 경계근무 중 땅속에서 울리는 폭음을 청취함으로써 현대장비를 통한 시추작업으로 땅굴 소재를 확인한 후 수십일 간의 끈질긴 굴착 작업 끝에 1975년 3월 19일 한국군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발견한 북한의 기습 남침용 지하땅굴이다. 이렇게 특별한 지역이다 보니 간간히 지뢰 푯말도 확인 할 수가 있다.
본격적으로 DMZ 안으로 들어서니 참새가 제일 먼저 반겨주었다. 그런데 참새가 생각보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있었다.
사실 철원DMZ은 철새 도래지로 유명 한 곳이다. 11월과 2월말까지 각양각색의 철새들이 찾아오다 보니 사진가들과 환경단체, 그리고 일반 관광객들의 탐조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저수지에서 비상하여 이루는 군무와 평야를 유유히 노니는 두루미의 고고한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과 함께라는 귀한 휴식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설경 속의 철새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그 아름다움은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자유로이 남과 북을 넘나드는 철새들의 안식처인 철원평야는 철새들의 지상 낙원이라 할 수 있다. 자~ 그럼 춘설경 속의 철새들의 몸 짓을 영상으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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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을 기약하면서 참고 참아야 겠네요^^ 부럽습니다.^^;;;;;
철새들이 참 이쁘네요^^